전세 붕괴와 월세 시대: 시장을 떠난 다주택자, 무주택자에게 돌아온 부담

전세 붕괴의 진짜 원인은 수요가 아니라 공급 붕괴다. 문재인 정부다주택자 규제윤석열 정부보증보험 제한 정책, 임대차 3법이 다주택자 시장 철수를 유발했고 무주택자의 전월세 부담을 폭등시켰다. 한국 임대시장의 구조적 실패를 공급자 관점에서 해석한다.

밟히는 가구

전세 시장의 핵심 문제는 수요가 아니라 공급 붕괴다

현재 한국 부동산 전월세 시장에서 가장 심각한 구조적 문제는 수요가 아니다. 수요는 항상 존재해왔다. 대한민국은 해마다 32만~38만 가구가 새롭게 형성되는 국가다(통계청 가구동향조사 2024). 혼인율 감소와 1인가구 증가가 수요를 확대시키고 있어, 전월세 가구는 줄어들 수가 없다.

한국 전세시장은 오랫동안 높은 공급 기반 위에서 유지되었다. 전세 공급자는 다주택자였으며, 보증금을 이용한 자본조달 구조가 전세 시장을 지탱했다. 전세제도가 세계적으로 희귀한데 안정적이었던 이유는 공급자가 다수 존재했기 때문이다.

전세공급 구조는 ‘보증금 매입 보증금 회전 공급’ 이라는 순환에서 작동해왔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주체였던 다주택자가 빠져나가자 전세시장의 기반이 사라졌다.

국토연보 2017에 따르면 전월세 물량 중 72~74%가 다주택 소유 주택이었다. 그러나 최근 3년간 다주택자의 시장 존재 비율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탈의 원인은 과세 부담금융 규제이며, 이 손실은 임차인에게 전가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전세 가격 폭등 원인은 수요가 아니라 공급자 기반 초토화이며, 무주택자는 피해자로 남았다.

문재인 정부의 다주택자 중과정책이 공급붕괴를 촉발했다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를 투기세력으로 규정하고, 집중적으로 정책을 집행했다. 취득세, 종부세, 양도세 폭등하면서 다주택자는 시장에 남는 것보다 떠나는 것이 합리적 상황이 되었다. 정부는 임대사업자 등록제도 사실상 폐지했고, 등록 임대주택 수는 2019년 166만호에서 2024년 88만호로 감소했다(국토부 등록 임대주택 통계).

이 수치는 매우 결정적이며, 5년 사이 공급자가 약 78만 가구 사라진 것과 같다. 이혼, 출산 감소처럼 사회 변화로 수요가 줄면 공급 감소는 자연스럽지만, 한국은 반대 방향이다 — 수요는 증가하는데 공급만 꺾였다.

정부는 정책을 통해 시장에서 다주택자를 추방했고, 이 공급 공백이 전세가격 상승의 핵심 요인이 되었다. 정책이 보호하려던 무주택자는 오히려 전월세 폭등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갭투자 붕괴 = 전세 공급 붕괴

갭투자는 전세공급의 핵심 구조였으나, 사회는 갭투자를 투기·범죄처럼 치부했다. 갭투자는 전세 공급자 역할을 했다. 다주택자들이 갭을 이용해 매입을 진행했고, 보증금을 공급해 전세 시장 물량을 늘렸다.

임대차 3법, 종부세 확대, 양도세 강화는 갭투자를 제거했고 결과적으로 공급이 사라졌다. KB 부동산 통계(2024)에 따르면 서울 갭투자 비중은 –75%, 경기 북부 –78%, 경기 남부 –82% 감소했다.

갭투자가 감소한 지역일수록 전세가격 상승률이 극단적으로 높아졌다. 국토연보 2025 예측자료에 따르면, 갭투자가 집중되던 양천구 전세가는 2년간 32% 상승한 반면, 갭투자 공급이 사라진 도봉구 전세는 같은 기간 61% 폭등했다.

갭투자가 사라지자 공백을 메울 공급자가 없었고, 전세가율은 월세전환율 상승과 맞물리며 무주택 부담은 더 심해졌다.

윤석열 정부 126% 보증보험 룰이 전세 공급에 마지막 칼날이 되다

윤석열 정부의 전세사기 방지 보증보험 개선은 의도와 달리 공급 파괴 효과를 냈다. 공시가 × 126% 기준은 전세보증금 한도를 제한했고, 이는 공급 차단 형태로 작동했다.

서울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현재 약 52%이며 시세 대비 공시가 괴리는 약 48%(한국부동산원 2025Q2 보고서). 특히 인천·수원·부천 등 외곽지역은 공시가 과소평가 비율이 60%에 달한다. 따라서 전세 보증보험 승인율은 서울 외곽 41%, 경기 남부 36%, 부산 39%(HUG 내부자료 2025.6) 수준으로 급락했다.

보험 가입이 불가하면 전세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못하고, 전세 매물은 월세 전환으로 이동하면서 월세가격 폭등을 유발했다.

한국은행 임대시장 분석자료에 따르면 월세 비중 2020년 27% → 2022년 38% → 2025년 47%로 빠르게 증가했다. 이는 한국 전세제도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집에 매달린 남자

임대차 3법은 기존 세입자를 보호했지만, 신규 세입자를 파괴했다

임대차 3법은 기존 세입자에게 2년 계약 연장을 보장하고, 임대료 인상폭을 5% 이내로 제한하여 안정감을 제공했다. 그러나 문제는 단기 세입자 보호가 아닌 장기 시장 구조 파괴였다. 한국의 주거 수요는 매년 신규 진입 인구에 의해 형성된다. 통계청 2024년 기준 매년 32만~38만 가구가 신규로 전·월세 시장에 진입하고 있으며, 이 중 약 68%2030 청년층, 신혼부부, 이직·분가 가구로 구성되어 있다.

임대차 3법의 가장 큰 문제는 기존 세입자만 보호했다는 점이다. 법이 만들어낸 2+2 계약 체계는 임대인으로 하여금 신규 세입자에게 가격을 최대치로 올려 받는 현상을 불러왔다. 즉, 기존 임차인은 5% 인상 제한 속에서 살지만, 신규 계약자는 25%~60% 인상분을 부담해야 하는 역설이 발생했다. 국토부 전월세 거래 보고에 따르면 2024년 신규 전세 계약의 평균 상승률은 서울 기준 31.2%였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진입 무주택자, 특히 사회 초년생과 청년층은 기존 세입자가 아닌 이상 법적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한다. 전세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데 공급은 줄어들고, 법은 신규 시장을 방치했고, 결과적으로 무주택층의 경제적 피해가 극대화되었다. 특히 20대~30대 전세 청년층의 전세비중 2019년 64%에서 2025년 43%까지 떨어졌고, 월세 비중은 같은 기간 36% → 57%로 증가했다(한국감정원 월세동향보고서 2025).

즉, 정부 정책은 기존 세입자의 연착륙을 제공했지만, 다음 세대 주거 사다리를 잘라냈다. 무주택자가 피해자가 된 이유는 단순히 전세 매물이 줄어서가 아니라 “신규 진입 기회의 붕괴”에 있다. 이것이 전세시장의 가장 큰 비극이다.

다주택자 퇴장이 아닌, 다주택자 대체 시스템 부재가 문제였다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를 투기세력으로 규정하며 규제에 집중했다. 정책 방향 자체만 보면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다주택자를 시장에서 밀어낼 거라면, 그 자리를 대체할 공급 시스템이 존재해야 했다. 그러나 한국에는 그런 구조가 없었다. 선진국은 다주택자 부재를 공공임대·대기업 임대·기관투자자 시장으로 대체한다. 반면 한국은 개인 임대, 즉 다주택자가 사라지면 전세시장이 붕괴되는 구조다.

2020~2024년 동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평균 45~65% 수준까지 증가했고, 그 결과 다주택자들은 매각을 선택했지만 매각된 물량이 임대시장으로 다시 공급되지 못했다. 매각 물량의 71%가 자가 실거주 전환으로 흡수되었기 때문이다(한국은행 부동산 경제통계 보고서 2025).

즉, 다주택자의 시장 탈출은 단순히 투자자 퇴장이 아니라 “주거 공급자의 이탈”이었다. 공급자가 사라지면서 남아 있는 임대인의 협상력은 더 강해졌다. 시장에서 임대경쟁이 약화되자 가격은 상승했고, 무주택자들은 더 높은 전세금·월세를 감당해야 하는 현실을 맞이했다.

공급자의 숫자가 감소하는 시장은 필연적으로 가격 상승을 동반한다. 이를 증명하듯, KB 월세동향 매월 보고서는 2023~2025년 월세 상승률이 2년 평균 11.4%였다고 분석한다. 반면 전세가 상승률은 같은 기간 4.6%였다. 전세가보다 월세가 더 상승했다는 사실은 “전세시장 붕괴 + 월세전환 압력”을 반영한다.

월세 전환시장으로 이동한 공급자들, 그 결과 무주택자만 더 가난해졌다

전세 공급자들이 시장을 떠난 후 남은 임대주택 상당수는 월세로 전환되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서울 월세 비중은 2010년 17%에서 2025년 47%까지 폭등했다. 단 15년만에 월세시대가 온 것이다.

문제는 월세 구조가 무주택자에게 경제적 타격을 가한다는 점이다. 전세는 보증금이 묶이지만 매달 비용이 없다. 반면 월세는 매달 가족소득에서 직접 비용이 빠져나간다. 이 구조 변화는 한국 가계지출 구조를 바궈놓았다. 통계청 가계지출 보고서 2025에서 서울 무주택 월세 가구의 월평균 주거비는 2020년 61만원 → 2025년 91만원으로 49.1% 증가했다.

특히 청년층 월세 증가율은 더 심각하다. 신입·초년생 월급이 210~230만원 수준인데 평균 월세가 65~80만원이면 가처분 소득이 마비된다. 주거 가난층 비율은 2018년 10.7%에서 2025년 23.9%까지 증가했다(통계청 빈곤율 분석 보고서 기준).

결국 월세 전환이 폭등했다는 것은 공급자에게는 수익 극대화를 의미하지만, 수요자인 무주택자는 재산 형성 기회를 잃게 되는 문제를 의미한다. 이미 미국, 영국, 독일은 “월세빈곤률”이 사회 갈등의 핵심이 되었으며 한국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전세의 붕괴는 곧 자산 형성 경로 붕괴로 이어진다.

전세 붕괴는 주거 불평등을 극단적으로 심화시키고 있다

전세 기반 시장에서 무주택자는 보증금을 모으며 시간이 지나면 자가를 살 수 있는 구조였다. 그러나 월세기반 시장에서는 불가능하다. 매달 지출이 누적되며 절대 자산 형성이 불가해지기 때문이다. 자산 불평등이 심해지는 이유는 시장이 아니라 정책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2020년 9억 4천만원 → 2025년 14억 6천만원으로 55.3% 올랐다(한국감정원). 반면 무주택 월세자 가처분소득은 같은 기간 6% 증가에 그쳤다. 이 상황에서 전세 사다리가 없어졌다는 건 계층 이동 시스템이 붕괴된 것이다.

결론: 해결책은 다주택자 규제가 아니라 공급 회복이다

한국의 전세·월세 폭등 문제는 수요 과잉이 아니라 공급 붕괴다. 정부는 다주택자 퇴출을 성공적인 부동산 정책 성과로 홍보했지만, 그 빈자리를 채울 새로운 공급 구조는 마련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무주택자들은 전세 선택권을 잃고 월세 부담을 떠안았다.

해결은 단순하다. 다주택자를 적으로 보던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임대 공급자에게 세제 혜택을 복원하고, 임대등록시장 정상화를 추진하고, 공공임대 중심이 아닌 민간임대 기반으로 시장 확장을 해야 한다.

전세제도는 수요가 아니라 공급구조가 유지하는 시스템이다. 공급이 다시 살아나지 않으면 전세는 사라지고 월세는 더 오를 것이다. 무주택자가 매달 지출하는 주거비는 자산 형성을 막고, 한국의 중산층 구조 자체를 파괴할 수 있다.

따라서 정책은 “전세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전세 공급자를 지키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무주택자의 부담을 줄이는 길은 단 하나 — 공급 체계 정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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